[인터뷰] 인천환경공단 최계운 이사장 “환경정책 실체화 구현할 것”
[인터뷰] 인천환경공단 최계운 이사장 “환경정책 실체화 구현할 것”
  • 김학철 기자 kmaeil86@naver.com
  • 승인 2022.11.23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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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환경공단 최계운 이사장.ⓒ경인매일
인천환경공단 최계운 이사장.ⓒ경인매일

[인천=김학철 기자] 기후변화 대응이 환경단체의 캠패인을 넘어 국가와 기업 경쟁력의 척도가 되고 있다. 탄소배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 등 범국가적인 환경 정책에서부터 개인들의 높아진 환경인식에 이르기 까지 환경과 관련된 이슈들이 사회, 경제의 핵심 논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년 전 자원순환 선도도시, 환경특별시 인천을 선언하며 적극적으로 환경문제에 대응해온 인천시가 이번에는 인천의 유일한 환경 전문 공기업인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으로 최계운 이사장을 선임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사장 출신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환경전문가’인 최계운 이사장을 만나 환경 관련된 주요 현안들에 대한 생각과 인천환경공단의 역할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인천환경공단 이사장 취임에 대한 소감을 말해달라 
A.
우선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하지만 그보다 굉장히 큰 책임으로 어깨가 무겁다는 생각이 든다. 인천의 환경이 사실상 서울의 외곽에 있었기 때문에 오염 물질을 배출하는 업체들이 많았으나 최근 들어서야 환경 문제에 눈을 뜨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은 우리 시민들이 원하는 만큼 글로벌 도시에 맞는 환경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정부나 시에서 정책을 만들지만 인천에서 환경에 대한 유일한 공기업인 인천 환경공단인 만큼 실행책임을 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선진화된 운영 기법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번 이태원 참사에서 시민들은 집회 주최가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 상관없이 경찰, 지방자치단체,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하라는 것처럼 환경에 대해서도 가야 할 방향이라면 빨리 제대로 나서서 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를 위해 환경공단의 자세 전환과 역할 강화를 구상하고 있다.  

Q.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적지 않은가 하는 의견들이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A.
인천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만큼 인천 시민들한테 도움이 될 수 있고 역량을 충분하게 발휘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설령 직책을 안 맡더라도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
과거에 있었던 한국수자원공사를 생각해서 환경공단은 작아서 못 맡겠다는 식으로 경중을 고려하지도 않았지만 인천환경공단 역시 300만 인천시민들의 환경권을 책임지는 의미에서 보면 굉장히 큰 사명감과 책임감이 부여된 공기업이다. 인천환경공단의 역할이 결코 작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Q. 인천환경공단의 새로운 비전으로 ‘인천 환경의 미래를 책임지고 선도하는 인천환경공단’을 선포 했는데 의미를 설명하자면
A.
앞서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인천시에서 위임받은 일만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안타깝게도 위임받은 대로 하수 처리장 시설, 소각장, 분뇨 처리장, 음식물 쓰레기 처리장 운영만 하면 된다는 마인드가 아직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하수처리장을 잘 운영하려면 가정에서 어떻게 버리는지, 관로가 어떻게 오는지 하는 것들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마지막 과정에서 모든 것을 처리할 수는 없다. 하수처리장 이전에 처리해야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앞의 과정에서 처리하도록 해야 되는데 ‘이건 우리 일이 아니야’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환경에 대해서 책임지는 공기업이라면 당연히 오염물을 처리해서 좋은 환경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해야 한다. 때로는 시청과 또, 때로는 시민들과의 협력 관계를 통해서 제대로 된 시기에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인천의 환경을 책임진다’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환경은 현재만 생각하고 운영해서는 안된다. 기후 변화 대응이나 탄소 중립과 같은 일들은 지금부터 시작을 해야 몇 년 후 또는 10년, 20년 후에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작은 나무를 심어야 숲이 유지되는 것처럼 환경을 위해 지금 시작해야 하는 일은 지금 시작해야 한다. 

Q. 재생에너지나 탄소 배출 등 환경이 기업의 경쟁력의 척도가 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환경전문가로서의 해법이나 역할을 제시하자면
A.
기후변화나 탄소 중립이 굉장히 큰 터닝 포인트라고 본다. 대응이 늦어지면 우리나라의 가장 우수한 산업이 다 없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국제 흐름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미국은 기술 패권으로 전 세계로 끌고 가려고 하고 유럽은 환경 패권으로 세계를 끌고 가려고 한다는 것이다. 미국은 기업들을 자신의 나라로 끌어들이려고 하고 유럽은 환경 문제를 제도화 하려고 하고 있다. 이미 그들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20년 전부터 준비해 왔다. 다른 나라가 준비되기 전에 이미 많이 바꿔 놓고는 오염물질을 배출하면 일종의 세금을 내거나 수출을 제재하며 탄소 배출권 등을 제도화 하고 있다. 우리는 끌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위기이기는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앞장서 나가야만 새로운 산업인 환경 산업을 개척하고 이로 인해 바뀌게 될 산업 구조를 선도할 수 있다. 환경 산업에서 파생되는 변화로 인해 다른 산업에서도 많은 변화가 생기고 있다. 탄소 중립을 위한 변화가 필수인 상황인 만큼 빨리 나아가야만 한다. 우리 환경공단의 시설도 벌써 많이 바뀌었어야 되는데 바뀌지 못한 시설이 너무 많이 있다. 하수 처리장, 소각장 등이 해당된다. 직원들에게 새로운 부서를 만들어서라도 변화에 앞장서야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Q. 변화를 위한 예산 마련에는 복안이 있는지
A.
예산 마련은 다각도로 검토해야 한다. 인천시의 예산만이 아니라 국가 예산을 많이 확보해야 한다. 국비에 환경관련 예산이 많이 편성돼 있기 때문이다. 전체 국비에 포함된 예산은 환경부만이 아니라 산자부에도 환경기술 개발을 위한 예산 등이 많이 책정돼 있다.

한 예로 정부에서는 탄소 중립을 위한 방향은 설정했지만 실체화는 정부가 하기 힘들다. 산업계나 지자체 및 공기업이 실체화해야 하는데 지자체는 관리에 중점을 두는 경향이 있다. 우리처럼 운영하는 공기업이 지자체, 산업계와 클러스터를 만들어서 실체화를 구현하는 과정에서 예산을 마련할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여러 방안을 미리 준비하고 정부의 정책이 정해지면 발 빠르게 인천시, 산업계와 클러스터를 만들어서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두 가지를 시작했다. 하나는 환경연구협의회를 구성했고 하나는 탄소 중립을 클러스터를 준비한 것이다. 환경연구협의회는 환경을 위해 대학교, 연구소, 산업공단, 공기업 등이 머리를 맞대고 새로운 해결법을 도출하기 위해 구성했다. 대학교와 연구소는 이론 탐구와 연구는 잘하지만 결과를 적용시킬 대상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남동공단같은 산업단지는 새로운 환경기술이 절실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환경공단이 이들과 함께 연구하고 필요한 곳에 필요한 기수를 적용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수행 할 수 있다. 각각의 장점과 이해관계를 합치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또 하나는 탄소중립을 위한 클러스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탄소중립의 필요성은 다들 공감하지만 누가,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영흥화력, LNG기지, 서구발전 등이 있는 인천에서 먼저 시작해야 하고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탄소중립은 발전소에서만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탄소를 포집하는 기술, 운반하는 기술, 보관하는 기술, 적용하는 기술이 다 나눠져 있다. 이 부분에서도 환경공단이 복합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두 가지가 모두 법이나 조례를 만드는 것은 정치권에서 하고 공기업은 실체화 하는데 앞장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환경산업, 환경기술 개발과 적용에 공기업이 역할을 한다면 환경보호를 넘어서 얼마든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Q. 최계운식 인천환경공단은 어떤 공단이 될 것인지 
A.
시민들이 인천환경공단을 만든 이유는 딱 한가지다. ‘인천의 환경을 바꿔 달라’는 것이다. 그 책임을 다하려면 기술이 1등이 되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일을 세 가지로 나눠서 진행하려고 한다. ▲3분의 1은 지금 하고 있는 고유 사업을 잘하자는 것이고 ▲또 하나의 3분의 1은 환경공단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해내야 하는 것들이며 ▲나머지 3분의 1은 10년, 20년 후에 결과가 나오더라도 인천시민에게 필요한 일들은 지금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염원하는 대로 인천의 환경을 바꾸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 인천환경공단 직원들에게 소극적인 마인드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바꾸라고 주문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시민한테 다가가고 적극적으로 일하는 직원을 인사에 반영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공무원은 아니지만 공무원 사회와 닮은 부분이 있다. 99가지를 잘 하다가 한 가지를 실수하면 나머지 99가지도 다 물거품이 되기 때문에 되도록 새로운 것을 하지 않고 ‘중간만 가려는’ 분위기가 있다. 적극적으로 해 보려고 하다가 실수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119’ 같은 조직이 되자고 주문하고 있다. 원래 119는 화재를 진화하기 위한 조직 이었는데 지금은 문이 잠겨도 119에 전화하고, 벌에 쏘여도 119에 전화한다. 119가 화재만이 아니라 사고, 재해 등 가리지 않고 출동을 하니까 시민들한테 굉장히 많은 칭찬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우리도 119처럼 앞장서서 적극적으로 해 나가야 역할도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인천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환경공단이 정보도 많이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다가가려고 할 때 시민들께서 함께 지혜를 모아주시고, 또 어려울 때 같이 옆에서 공감도 좀 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 공단은 시민들을 위한 환경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그만한 투자도 필요 하다는 것을 같이 인식해 주시기를 희망한다. 시민들이 투자하신 것을 가지고 공단을 운영한다는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면서 좋은 환경을 만들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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